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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제주도 여행 2일차

홍준혁 [Hong-JunHyeok] 2022. 9. 1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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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도 고생을 해서 12시 땡 되자마자 숙소에서 기절해버렸다. 

덕분에 6시에 깨서 이른 시간에 준비해서 나갈 수 있었다. 

미리 스포를 하자면 오늘은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특히 배경이 정말 이뻐서 정신없이 찍었던 것 같다.

 

최근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검정치마 조휴일 씨가 정규 앨범을 냈다. 내가 제주도 가는 건 어떻게 알고 이때 앨범을 딱 내냐...

Teen Troubles라는 앨범인데, 뚜벅이 여행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곡 중에서 매미들과 Powder Blue, 99%, Follow You, 불세례는 꼭 들어보시길. 맘에 들었다면 201 앨범도 완주해보길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6Ys3M5xNWQ

 

본론으로 들어가서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한 짓거리는 후딱 샤워를 하고 나간 다음 칼국수를 먹었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보말 칼국수 집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8길 40에 위치한 식당인데 사장님이 짱 친절하시고 맛도 만족스러웠다. 첫 아침식사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

보말칼국시

국물은 맛있는 미역국 같은 맛이 나고 면도 내가 좋아하는 칼국수 면이다. 국수 종류 좋아하시면 ㄱㄱ

팁을 드리자면 뚜벅이 여행자분들은 꼭 아침식사를 드시길. 든든한 보충제가 된다.

 

그다음에 식후 디저트가 국 룰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그 유명하다는 스타벅스 전용 메뉴를 먹으러 갔다.

이때 버스를 타고 도보 한 10분 정도를 했어야 했는데 마침 두꺼운 후드를 입고 있었고 날이 정말 엄청 더웠다. 심지어 버스도 제주도는 배차 간격이 엄청나게 길어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래서 여행 중 계속 드는 생각이 "택시 탈까?"였다. 그런데 택시비는 또 엄청나게 비싸고 내일 묵을 숙소 예약할 돈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아껴두었다.

 

날은 더웠지만 풍경은 정말 이뻤다. 내가 간 스벅은 제주 서해안로였기 때문에 바로 앞이 바다였다.

제주서해안로DT점
2층 스벅 풍경

힘들게 낑낑 걸어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에 보답하고자 바로 메뉴를 주문했다.

제주까망라떼

제주까망라떼인데, 흑임자와 소보로? 가루 같은 게 솔솔 뿌려져 있어 정말 시원 고소하다. 앞으로 제주도를 올 때 까망라떼는 무조건 주문할 것 같다. 제주까망라떼 한입, 배경 보고, 제주까망라떼 한입, 배경 보고를 반복하다 보니 거의 다 마셔갈 때쯤 다음 일정은 뭘 해야 할지 생각해보면서 밖에 나와서 사진을 좀 찍었다.

이 사진은 너무 외롭게 나온 거 같다. 하늘은 정말 이뻤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회사 인턴을 하면서 서울에 미술 전시회를 몇 번 갔었는데 정말 감명 깊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미술 전시회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다음 일정은 아르떼 뮤지엄을 다녀왔다. 아르떼뮤지엄은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아르떼 뮤지엄 입구에서 한 컷, 

입구 안쪽에 들어가게 되면 바로 이렇게 꽃이 살랑거리는 정원 같은 곳으로 날 인도한다. 

곧장 다른 전시장도 둘러보았다. 

여기는 폭포수를 표현한 전시관이었는데 유리가 사방에 세워져 있어서 넓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 깊었던 전시관이었다. 

 

하이라이트는 다음 전시관인데,

이렇게 큰 공간에 다양한 콘셉트의 미디어가 재생된다. 세계의 명화, 제주도의 풍경 등이 적절한 사운드와 함께 어우러진다. 

정말 제일 인상 깊었고 이 전시관 때문이라도 한번 더 가고 싶다. 게다가 이곳의 향기도 한몫했다. 향기가 솔솔 나는데 뇌리에 박힐 정도로 좋았던 향이다. 명화와 사운드와 향기가 한 때 어우러질 때 정말 좋았다. 한 가지 단점을 뽑자면 잼민이가 막 소리 지른다. 하...

 

색칠공부를 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쓱쓱 색칠을 하면 큰 디스플레이에 내 그림이 나오는 체험관이 있었다. 잼민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나도 곧장 동심으로 돌아가서 색칠공부를 같이 했다.

이렇게 열심히 그려주고 나면,

이렇게 내 여우가 누끼? 따지고

이런 디스플레이에 딱 나온다 잼민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나도 물론 좋아했다.

회사에서 인턴 했을 때 이런 전시회에 납품하는 서비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이뻤던 전시관들도 많았으니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한다. 단 뚜벅이는 가기 좀 힘들다. 

그리고 제주 리얼 로컬 맛집이라는 곳에 가기 위해서 또 길을 걸었다. 이때 날씨는 정말 너무 좋아서 사진을 좀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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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돌담에서 나도 힙찔이처럼 한 컷 찍었다.

버스를 한참 기다리고 왔는데 아뿔싸 반대로 가는 버스를 타버렸다. 기사님한테 사전에 물어보길 잘했다... 그나마 언덕 내려가는 길은 같았어서 분기점에서 기사님이 내려주셨다. 찌질이처럼 가만히 탔으면 그대로 구미로 갈뻔했다.

그렇게 버스를 한참 기다리나 해서 심심했는데 마침 여행객으로 보이는 여성분께서도 홀로 버스를 기다리고 계셔서 함께 여행에 관해서 담소를 나눴다. 덕분에 20분 정도의 시간이 금세 지나갔고 난 버스를 탄 후 제주도 로컬 맛집으로 갔다.

 

하... 배터리가 나갔다 휴대폰이 죽어버려서 이제 진짜 뚜벅이가 되었다. 그렇게 빨리 제주도 로컬 맛집을 가서 충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그러나 브레이크 타임을 생각하지 못했다. 오후 3시쯤 갔는데 딱 3시에 브레이크 타임이더라 그래서 5시까지 기다려서라도 간다는 마인드로 주변 카페를 갔다. 개인적으로 진짜 이뻤다. 네꼬야밀크티샵이였는데 바로 옆에 호수 뷰가 있고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 것이 만족스러운 카페였다. 본인이 애인이 있다면 여길 꼭 가라. 나도 애인 생기면 여기 데려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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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안 담긴다는 게 참... 아쉽긴 하다. 사장님도 굉장히 친절하셨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카페 같은데 추천함. 밀크티가 주 메뉴다.

오픈 시간인 5시가 되어서 바로 달려갔다. 카페 맞은편에 바로 있다. 바깥 풍경을 못 찍어서 구글 검색해서 긁어왔다.

모들 한상 여기 진짜 맛있다. 카페 맛집이랑 파스타 맛집을 찾아서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이건 내가 주문했던 고사리 파스타인데 이름만 듣고 "엥 이게 맛있나"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뒤에서 아주머니가 파스타를 들고 오는 순간부터 직감을 했다. "아 이거다 여기 맛집이다". 한입 하고 옆 테이블에게 맛있다고 할 뻔할 정도로 맛있었다. 오일 파스타 느낌이고 고사리가 씹히면서 향이 퍼지는 게 환상이었다. 다음에는 여기 돈까스도 파는데 한번 더 가고 싶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하늘이 이뻐서 한번 더 찍었다.

사실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양떼목장은 전화해도 받지를 않고 ㅂㄷㅂㄷ) 버스 배차간격이 너무 듬성듬성해서 이동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렇게 뚜벅이 생활을 하는 것도 의미 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이제 카카오 맵 안 보고도 버스가 언제 어디서 오는지 예측이 가능할 정도다 ㅋㅋ

 

오늘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이렇게 혼자 걷는 시간과 날도 선언해서 좋았다. 내일은 이제 본격적으로 서귀포로 넘어가는데 내일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건 면접 결과 나오는 거 맹키로 설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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